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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선무당

[시승기] 벤츠 GLB가 그렇게 잘 나왔다며?

by 김편집 2024.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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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벤츠병에 걸린 와이프. 전시장에 구경 가자며 내 손을 잡아 끈다.

GLB라는 차가 그렇게 잘 나왔다며 한번 보고 시승도 하고 싶단다.

뭐 어차피 돈 드는 일도 아니고 새로운 차를 구경하고 타보는 건 늘 재미있으니 나로선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다. 벤츠 분당 전시장으로 출발!

벤츠 GLB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어라? 이게 GLB라고? 꽤 큰데?' 였고

이어서 차 내부에 들어가 운전석과 조수석, 2열 시트에 앉아보고 든 생각은

'뭐지? 왜 이렇게 넓지?' 였다.

흥미가 생겼다.

시승이 가능한지 물어봤고 다행이도 바로 시승이 가능했다.

꽤 긴 코스를 시승 해보고 느낀 점은 다음과 같다.

차가 체급에 비해 넓은 건 fact

하지만 내부의 좌우가 좁다. GLB의 전폭은 1,835mm. 제원상으로는 내 차인 푸조 5008보다 불과 1cm 작을 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좁다. 추측컨데 제원상의 전폭은 차의 외부 폭이 기준인데 GLB 외관을 보면 위로 갈수로 좀 많이 좁아지는 디자인이다. 그래서 실제 내부는 더 좁게 느껴지는게 아닐까? 하는 뇌피셜. 실제로 푸조 5008이 독립형 2열시트 3개가 자리잡고 있는데 비해 GLB는 가운데 자리는 앉기에 힘들어 보인다.

 
(좌) GLB (우) 푸조 5008

하지만 레그룸이 넉넉한 것은 4,640mm에 달하는 전장과 2,830mm의 축거 덕분이다. 늘 레그룸이 충분하다고 느꼈던 5008과 거의 대동소이한 수준이다.

내부의 디자인과 고급스러움은 넘사벽

와이프가 GLB의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더니 하는 첫마디가 "오빠, 이거 사자" 였다. 그만큼 이쁘고 고급스럽다. 까고 싶은데 별로 깔게 없다. 엠비언트가 비교대상이 없을 정도의 고급스러움을 연출한다.

주행성능은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뛰어나다.

가솔린 모델과 디젤 모델 둘 다 시승해봤는데 내가 둔감해서 그런지 둘 사이에 극명한 차이는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 엔트리급 모델이라서 그런지 밟으면 밟는대로 쭉 나간다던가 하는 폭발적인 주행 성능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아무리 벤츠라도 역시 2,000cc의 엔트리 모델이다.

GLB 200d vs GLB 250 4MATIC

보통 다른 브랜드의 경우 디젤 모델이 조금 더 비싼 경우가 많은데 GLB는 특이하게 가솔린 모델이 무려 600만원 정도 더 비싸다. 이게 알고보니 한국의 경우 가솔린 모델만 4 MATIC 이고 디젤은 2륜이다. 게다가 그릴과 휠, 핸들 디자인도 두 모델이 다르다. 정확히는 가솔린 모델이 좀 더 이쁘다.

(좌) 200d (우) 250 4MATIC

 

(좌) 200d (우) 250 4MATIC

 

(좌) 200d (우) 250 4MATIC

심지어 휠까지 다르다. 디자인은 주관적이라 사람마다 평가가 갈리겠지만 이 정도면 거의 200d는 사지말고 250 4MATIC을 사라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구매는 보류

와이프의 강력크한 요구에 마음이 흔들렸지만 결국 계약서를 쓰지 않았던 것은 다행이도 벤츠의 안전제일주의 기술 덕분(?)이다. 필자의 아파트는 주차공간이 부족해 이중주차가 필수인데 그러자면 중립주차가 가능해야 한다. 하지만 벤츠의 모든 모델은 시동을 끄는 순간 자동으로 파킹브레이크가 들어가고(이건 대부분의 자동차가 그렇지만) 그걸 수동으로 해제하는 방법이 없다. 결국 중립주차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거다.

"여보, 이거 진짜 사려고 했는데 중립주차가 안된다니 방법이 없네. 어떻하지?"

라고 말하는 내 입가엔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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