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의 3,000원짜리 선글라스는 어떨까?

테무에서 처음 구매했던 나름 괜찮았던 선글라스가 3,036원 https://sekim321.tistory.com/3

 

두번째 구매했던 이름만 그럴 듯한 선글라스는 4,409원 https://sekim321.tistory.com/4

그리고 저렴한 선글라스 사 모으기가 취미인 필자가 이번에 또 구매한 "클래식한 유행하는 사각형 선글라스"라는 역시나 괴상한 이름의 (하지만 아무리 봐도 스포츠 선글라스같이 생긴) 2,828원짜리(지금은 쬐끔 가격이 올라 3,142원에 팔리고 있는) 이 제품은 과연 어떨까?

 

 

​

 

​

역시나 대륙의 포장은 언제나 제품 본질에 집중한 친환경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다. 선글라스라고 튼튼하고 안전한 포장이나 멋진 안경 보관통, 파우치 등을 기대하면 곤란하다. 그건 제품의 본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건 3천원짜리가 아닌가?

​

그런데 저 조악한 종이박스 위에 프린트 되어 있는 내용을 읽어보면 좀 혼란스러워 진다. 뭔가 정식 인증서나 팬시한 설명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박스에 따르면 이 제품은 CE인증을 받았다. CE인증이 무엇인가? CE인증은 유럽에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반드시 받아야 하는 통합규격인증마크다. 그러니까 이 제품은 유럽에서 판매하기에 안전, 건강, 환경 및 소비자보호 기준을 충족한다는 거다. 이 3천원짜리 선글라스가 CE인증을 받았다니(사실이라면) 놀라울 따름이다.

​

뿐만 아니다. Filter Category는 Cat.3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조사해보니 필터 카테고리란 안경의 렌즈 색상에 따른 가시광선 투과율 정도로 0부터 4까지의 다섯개 등급으로 구분하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렌즈 색이 진해진다고 한다. Cat.3는 투과율 8-18%로 태양광으로 인한 높은 수준의 눈부심을 차단하여 일반적으로 선글라스에 널리 사용되는 등급이라고 한다. 이것 역시 사실이라면 이건 감동적인 수준이다.

​

​

 

단촐한 구성품

​

구성품은 선글라스를 제외하면 얇디 얇은 안경렌즈 닦이가 전부다. 단촐해서 좋다.

그런데 제품의 만듬새나 마감의 수준이 나쁘지 않다. 아니 솔직히 생각보다 괜찮다. 아니, 진짜 솔직히..... 이 정도면 훌륭하다. 표면은 어디 하나 걸리는 곳 없이 매끈하고 매우 가볍다. 진정한 초경량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

하지만 이건 3천원짜리 대륙의 선글라스다. 온갖 기적이 다 일어나는 대륙에서 유럽 판매를 위한 CE인증에, 렌즈 필터 카테고리 등급까지 다 받아가며 정상적으로 만든 선글라스라고 하더라도 결점이 하나도 없을리 만무하다. 나는 두 눈을 크게 뜨고 다시 찬찬히 제품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발견했다.......

​

 

​

안경 다리 부분의 그린, 레드 디자인 포인트 도색이 저질이다. 그린과 레드의 비율도 맞지 않거니와 깨끗하게 색이 들어간게 아니라 뭔가 유성 물감을 붓으로 칠한 느낌이랄까? 이게 또 좌우가 다르다. 우측은 레드가 그린보다 범위가 확연히 넓다. 우스꽝스럽다. 솔직히 저 부분은 깔끔하게 잘 처리가 되었더라면 괜찮은 브랜드에서 10만원 이상에 팔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CE인증이 사실이고 렌즈가 저질이 아니라는 전제 하에 말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건 눈을 크게 뜨고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절대 발견할 수 없겠다 싶을 정도의 문제라 지적하기도 조금 애매하다.

​

대륙의 기개와 대량 생산의 환상적인 콤비네이션이 3천원이라는 기적의 가격을 탄생시켰으니 저 정도 도색 불량은 트집거리라고 할 수 없겠다. 오히려 애교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생각이다.

​

이걸 착용하면 뭐.... 이런 느낌이다. 자전거 탈 때나 운전할 때, 또는 여름에 운동할 때 쓰면 괜찮겠다 싶다.

​

(2024년 9월 12일 덧붙임)

렌스에 물얼룩이 생겨서 지우려고 안경전용 융으로 조금 힘을 줘서 닦았더니 렌즈의 코팅이 벗겨짐. 코팅이 벗겨진 부분은 선글라스 아닌 투명 렌즈로 변함. 3천원의 가치는 한다는 원본 글의 코멘트는 취소함. 1회용 선글라스.

​

 

​

**본 포스팅은 100% 내돈내산 상품을 직접 리뷰한 컨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