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피커를 좋아한다. 정확히는 저렴한 아니, 가성비 좋은 스피커를 종종 구매하는 편이다. 그렇게 한두개씩 사 모은 유무선 스피커가 최소 5-6개는 되는 것 같다.
오래 전에 블루투스가 아닌 wifi를 사용한 연결로 데이터 손실이 없어 음질이 탁월하다는 (그리고 심지어 꽤 비쌌던) 필립스 Fidelio wifi 스피커, 한때 한국인들의 직구 사재기로 이슈가 되었던 JBL의 아이폰 충전기 겸용 거치형 스피커 외에도 가방에 달고 다닐 수 있게 고리가 달려있는 야외용 블루투스 스피커 두어 개, 심지어 구글 AI 스피커까지...... 고급 하이엔드 스피커는 없지만 명실상부 스피커 부자다.


(좌) 필립스 Fidelio wifi 스피커 (우) JBL의 아이폰 충전기 겸용 거치형 스피커
알리익스프레스를 뒤적 거리던 어느 날, 꽤 귀엽게 생긴 스피커 하나가 내 눈길을 끌었다. 자동차로 치면 뭔가 mini같은 느낌이다. 심지어 무선에 베이스 서브우퍼까지 달려있고 야외방수까지 되는 라우드 스피커 뮤직 박스라는 앞뒤가 안맞는 설명을 제품명으로 내걸었다.

현재 판매 중인 가격
자 이런 상황에서 내 의식의 흐름은 언제나 같다.
과연 밑져야 본전일 수 있는가?
오늘 구매 기록을 찾아보니 현재 가격은 7.5$. 한화로 약 1만원 정도. 내가 살 때 이 가격이였으면 아마 안샀을거다. 밑져도 본전이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한 가격이기 때문이다.
그럼 내가 살 때는 얼마였냐고? 가격을 확인하니 스스로 좀 대견해진다. 난 마침 무슨 알리 행사 기간에 운 좋게 3.42$에 구매했다. 한화로 4,400원 정도인 샘인데 이 정도면 밑져도 본전일 수 있는 수준이다. 커피 한잔 마시다가 쏟았다 치면 될 정도니 말이다.

본인의 구매 기록
이제 본격적인 제품 리뷰에 들어가보자.
*디자인
가격까지 고려하면 100점. 레트로 느낌의 디자인이 마냥 저질이라고 하기에는 꽤 분위기가 난다. 심지어 크기도 매우 작고 가벼워서 휴대하기에 부담이 없다. 한 손으로 다 가려지는 수준이니 보통 성인 남성의 손바닥보다 훨씬 더 작은 크기다. 조작도 간편하고 직관적이라 크게 흠잡을 부분이 없다.


*기능
4천원짜리 블루투스 스피커에 딱히 기능이라고 부를 게 있을까 싶지만 놀랍게도 생각보다 많은 기능이 들어가 있다. 제품 설명 페이지에 따르면 400mAh 폴리머 배터리를 사용하여 6시간 연속 재생이 가능하다고 한다. 6시간이나 연속으로 재생해 본 적이 없어서 확인은 못해봤지만 배터리가 비정상적으로 빨리 닳는다거나 하는 느낌은 없었다. 옛날 갤럭시 스마트폰 충전 단자로 간편한 충전도 가능하다.


스피커 뒷면을 보면 TF 메모리카드를 꽂을 수 있는 슬롯이 있다. USB와 AUX 단자도 있는데 요즘 세상에 쓸 일은 거의 없겠지만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지라 뭔가 덤으로 더 받은 느낌마저 든다. 우측에는 타원형의 금속 부위가 있는데 이게 제품 설명 페이지에 언급되어 있는 베이스 서브우퍼 기능을 하는 부위로 추정된다.
*음질
4,400원짜리 스피커에게 음질을 바란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다. 경차를 사 놓고 대형차 보다 승차감이 안 좋다고 불평할 수는 없는 노릇아닌가? 청음해 보면 당연히 스피커 전문 브랜드의 제품들에 비해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나 사실 음질이 더 좋아도 문제다. 음질이 더 좋으면 기존 브랜드들이 우리에게 제대로 사기를 치고 있는거다. 아니면 이 이름 없는 중국 브랜드 스피커를 개발한 사람이 천재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이 제품의 음질이 못 들어 줄 정도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꽤 준수한 수준의 소리를 들려준다. 가격까지 고려한다면 무조건 100점 혹은 그 이상이다.

오랜만에 다시 꺼내서 들어보니 훌륭하다. 볼륨을 엄청 높이지만 않는다면 만족할만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어차피 집에 스피커가 워낙 많은지라 구입 후 실사용은 거의 하지 않고 인테리어 소품처럼 활용해왔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음질이 별로라서기 보다 이미 사용할 스피커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편이 더 진실에 가깝다고 본다.
실사용을 고려한다면 방에서 BGM으로 음악을 재생하고 싶은 사람이나 원룸에 거주하는 분들께 강력 추천이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가성비를 보여줄 제품이다.
**본 포스팅은 100% 내돈내산 상품을 직접 리뷰한 컨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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